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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에도 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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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1반 ㅣ23번ㅣ귀가부ㅣ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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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162cm

체중  49kg

작고 깡마른 몸. 햇볕을 쬐어도 시골 사람 같지 않게 타고나게 흰 피부. 길이가 짧아 반쯤 빠져나온 까만 단발은 어떻게든 묶어 꽁지머리를 하고 다닌다. 상대적으로 긴 앞머리 아래로는 그다지 처지지도, 올라가지도 않은 눈매가 얇은 쌍꺼풀과 함께 자리한다. 검은 눈. 호선을 그리는 눈썹. 교복 위를 넉넉히 덮고 있는 새파란 후드집업은 늘 털투성이다. 치마는 무릎 선에 맞춰져 있어 딱히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인상은 아닌 듯하다. 짝이 맞춰진 걸 보기 힘든 양말만 보아도 그렇다. 신발은 어디에서나 볼 법한 그저 그런 흰 운동화를 신고 있다.

소지품  테이프 클리너, 엉성한 고양이 인형 고리

고집스러운

어리광쟁이

배낭 속의 기본적인 세면도구와 갈아입을 옷

​조용한

  • 가끔은 곁에 있다는 걸 모를 만큼 조용하다. 표정도, 말수도 적은 편.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친구들 사이에서도 유안이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을 정도이다. 표현이 없나 싶지만 또 그런 것만은 아니라 좋고 싫음은 꽤나 명확(최소한 고갯짓으로라도)하게 나타내는 모양이다.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대화를 못할 것도 없는 상대다.

 

  • 의외로 꽤나 어리광쟁이다. 오랜 시간을 조부모님의 귀한 손녀딸로 자라다 보니 응석을 고치질 못했다. 무언가에 대해 주장을 할 때 울거나 떼를 쓰진 않지만 집요한 시선과 앙 다문 입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음속으로 한번 정한 일은 좀처럼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 남이 의견을 내거나 충고를 해주어도 완고하게 제 생각을 관철하곤 한다. 도통 풀리지 않는 일도 끈기 있게 쥐고 있으며, 아예 시작하지 않은 적은 있어도 하던 걸 그만두는 법은 없다. 그 모습이 융통성이 없어 보일 수는 있겠으나 이따금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좋게 봐주는 이도 있다고 한다.

기타설정

  • 아주 어릴 때부터 조부모님에게 맡겨져 내내 여명골(현재는 재개발된 신도시의 끝자락)에 살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유안. 이렇게 3인 가정이었으나 몇 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론 할머니와 둘만 살고 있다. 집은 작은 목조주택. 집에선 주로 뒤뜰에 있는 할머니의 텃밭을 가꾸는 것을 도와드리며 시간을 보낸다.

  • 가끔씩 유안의 부모님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하는데 맞벌이 부부라 주말 외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부모님과의 관계는 소원한 쪽에 가까우나 유안의 졸업이 다가온 지금에서는 자주 얼굴을 비추려고 하는 듯하다.

점순이

  • 근래 늘어난 군식구 점순이. 점순이는 표독스럽게 생긴 점박이 고양이다. 3개월 전에 큰 상처를 입은 걸 구조해 돌보고 있다. 성묘를 구조한 것이라 사람 손을 타지 않는 탓(점순이의 상처와도 연관이 깊을지도 모른다)에 만지는 일은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점순이의 약을 바르는 날에는 기어코 이곳저곳에 상처가 나고 만다.

  • 이제는 그런 것도 일과가 되어 점순이의 연고를 사는 길엔 자신의 연고와 반창고도 사는 유안이다. 점순이가 약을 발라서 상처가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유안은 상처가 늘어나는 셈. 덕분에 반창고를 붙이지 않는 날이 없어 오해한 양호 선생님께 상담을 받은 적도 있다.

  • 점순이 이름의 유래는 할머니 이름 이점례 씨의 이름이다. 그렇다, 점순이는 이점순이다. 점순이가 고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이점순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 종종 당황하는 일이 생기곤 하지만 유안은 아직 그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오히려 유안은 할머니와 이름이 비슷한 점순이를 부러워한다.)

  • 점순이가 집에 온 후 지각이 일상이 되었다. 매일 아침 후드에 붙은 털을 떼랴, 양말을 찾으랴 등교가 전쟁이다. 교복은 하교하자마자 벗어서 장롱 안에 넣어두려고 한다만 내내 입고 다니는 후드집업은 그렇지 않아서 고생 중. 이젠 아예 테이프 클리너를 들고 등교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 양말은 두 짝을 신고 나올 수 있으면 다행일 정도(양말은 점순이의 아주 좋은 장난감으로 전락했다)라 짝짝이로 신고 나오는 날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안은 점순이와 같은 짝짝이 양말인 것이 내심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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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생활

  • 귀가부. 다들 동아리를 할 시간에 하교하면서 장을 본다. 세일 시간에 동네 마트를 가면 유안을 어김없이 마주칠 수 있다. 하교 시간이 다가오면 수업에 집중하기보단 저녁 찬거리를 고민하는 눈치다.

  • 요리를 할머니가 하는 대신 재료 공수와 설거지는 자신이 담당하는 듯. 사실 유안의 요리 실력은 제법 수준급이다. 단지 할머니의 요리를 좋아해 투정(유안은 할머니 껌딱지다)을 부리는 것뿐이라고.

 

  • 성적은 중하위권이다. 공부에 노력도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마을에 남을 예정인지 모두가 열을 올렸던 수능도 그저 응시에만 의의를 두었었다. 담임선생님과 할머니의 끈질긴 회유가 있었지만 여전히 대학에 원서를 내지 않은 상태.

  • 이처럼 유안은 공부에 흥미가 있어 보이진 않은 모습과 잦은 지각 덕에 썩 학교생활에 충실한 이미지는 아닌 학생이다. 교우관계조차 살가운 성격이 아닌지라 소꿉친구들 몇 외엔 이름과 얼굴을 아는 정도로만 지냈었다.

소지품

  • 테이프 클리너 : 수학여행을 간 날도 여지없이 점순이의 털을 떼기에 바빴었다. 폭 8cm에 40매. 반쯤 사용함.

  • 엉성한 고양이 인형 고리 : 최근 엄마에게 선물 받은 인형 고리. 유안이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몰랐단 소리는 덤. 아무래도 엄마가 직접 만든 것 같다. 손바닥 반만 한 크기.

 

  • 배낭 속의 기본적인 세면도구와 갈아입을 옷 : 수학여행인데 챙기지 않으면 큰일이다.

교우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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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친구

할머니들이 서로의 집을 왕래하며 친하게 지내던 사이. 덕분에 근하와 유안 역시 어릴 적부터 자주 함께할 수 있었다. 둘 다 대화가 많은 성격이 아니지만, 말로 나누진 않았어도 쌓아온 것들이 있다. 근하네 할머니의 장례식 날, 유안은 근하보다 떨었을지도 모른다.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는 건 유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커다란 공백과도 같았다. 그날 근하에게 잘 대해주라는 할머니의 당부가 아니었대도, 그의 결핍과도 같은 손을 먼저 잡아버린 일은 필연적인 일이었을 테다. 유안은 후에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이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당연스럽다.

유안은 근하의 옆자리가 차있으면 떼를 써서라도 비우곤 했다. 단짝이냐는 질문엔 엉뚱하게도 답을 하지 못해도 서로의 옆자리는 당연하게 자신이 자처하는 친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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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나는 아직인데.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보건실에서 엉성하게 밴드를 붙이고 있는 찰나, 불쑥 말을 걸어 참견을 시작하던 특이한 애. 영범의 첫인상(여태 같은 반이었음에도)은 그랬다. 영범이 수업을 자주 나오지 않아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적었지만, 보건실에서 수업을 빠진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 옆 침대에 누워 땡땡이에 동참하기도 했다. (유안은 이렇게 쉽고 편안하게 수업을 가지 않는 방법이 있는 줄 몰랐다.) 결국 둘이나 농땡이치고 있는 걸 보건 선생님께 들켜 같이 혼이 났었으나... 말을 걸기에 꽤나 편한 사이가 되어 이제는 학교 밖에서도 아는 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의 화두는 학교 근처 길냥이 대장 얼룩이. 길바닥에서 고양이와 기싸움을 하고 있는 그에게서 도움을 요청받았었는데, 정작 초보 집사인 유안의 도움은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그 후론 영범과 같이 고양이와 친해지는 법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영범에게 지지 않겠다고 남몰래 다짐하는 매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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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정유안이야"

고 1 여름방학,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장을 보던 유안은 우렁찬 인사를 듣게 된다. 인사를 건넨 상대는 같은 반 친구인 하나. (실제론 장 보는 내내 마주쳤음에도) 여기서 일했었나? 유안은 하나의 유니폼 차림을 생경하게 볼 새도 없이 얼결에(웅성거리는 손님들의 기세에 밀려) 그와 자기소개를 주고받았었다. 여태 의도를 한 건 아니었지만, 그 후론 하나의 인사를 좀 더 신경 써서 받아주게 되었다. 제대로 인사하지 않으면 또 언제 쩌렁쩌렁한 인사를 듣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 다행이게도 하나는 유안의 고갯짓 인사로도 만족하는 모양이다.

장을 뭘 봤는지, 좀 더 저렴하게 파는 세일 상품이 있는데 그건 확인했는지, 매일 동아리는 하지 않고 하교하는지... 이런저런 말을 붙이는 하나 옆을 보면 열심히 끄덕이고 있는 유안을 볼 수 있다. 하나가 마트 알바를 그만둔 지금에서는 반에서 이런 대화들을 (다소 일방적으로) 나누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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